한국범죄피해자지원중앙센터
 
 
   
   
 
 
 > 센터소식 > 보도자료
제목 [조선일보] "갑자기 낭떠러지 추락, 그게 범죄 피해자 심정"
작성자 등록일 2016-03-14
조회 2657
파일

"갑자기 낭떠러지 추락, 그게 범죄 피해자 심정"

 

 

1100명 심리 상담 이근덕 원장 "악몽 탈출 주위서 도와줘야"

 

  '칠곡 계모 사건' 가족 등 치료

  "범죄자는 나라가 관리하면서 피해자 돌보는 시스템은 부족"

 

 

   40대 여성 김동은(가명)씨는 10년 전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악몽같은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괴한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김씨는 붉은색이 눈에 띌 때마다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났다. 길을 걷다 주저앉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김씨는 집 밖으로 나서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다. 그랬던 김씨가 요즘은 가끔 외출을 한다. 5년 전 서울중앙지검의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소개 받은 정신과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다.

 

  이선우(가명. 34)씨는 2년 전 집에 든 강도에게 아버지를 잃었다. 눈앞에서 벌어진 아버지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이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1년 전부터 치료를 받은 이씨는 최근 다시 직장에 나가고 있다.

 

11년간 범죄 피해자 1100명을 상담, 치료한 이근덕 원장이 서울 송파구의 다미 신경정신과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음 짓고 있다. 책상엔 그간 치료한 환자들의 진료 차트와 검찰로부터 받은 감사패가 놓였다. /고운호 객원기자

 

 

  김씨와 이씨를 치료한 사람이 정신과 전문의인 이근덕(65) 다미 신경정신과 원장이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범죄 피해자를 만나고 치료한 사람이다. 2005년부터 11년간 이 원장이 치료한 범죄피해자가 1100명에 이른다.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 상담을 꾸준히 해 오던 그에게 범죄피해센터에서 범죄 피해자 치료를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원장이 치료한 이들 가운데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희생된 피해자의 가족, 계모에게 학대받다가 희생된 아동('칠곡 계모 사건')의 친어머니도 있다. 90% 이상이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 범죄의 피해자들이다.


  범죄 피해자의 심리 상태는 어떤 모습일까. 이 원장은 "일반적인 정신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지만 범죄 피해자의 정신은 한순간에 붕괴돤다"며 "다른 환자가 비탈길을 천천히 내려가는 사람이라면, 범죄 피해자는 평평하던 땅이 갑자기 꺼지면서 아래로 추락한 사람"이라고 했다.


  범죄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범죄 순간 겪은 공포와 불안감, 이후에 찾아드는 죄책감과 절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다. 심한 경우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을 끊고 자포자기에 빠지게 된다.

                                             

  어떤 이들은 그 고통에서 탈출 하려고 이름을 바꾸거나 성형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그늘에서 빠져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축에 속한다. 결국 전문적인 치료와 주변의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것이 이 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범죄 피해자는 누군가 나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는다"며 "잊어버리라고, 아무 일도 아니었다고 하지 말고 '얼마나 힘드니' '잘 참아 왔구나' '응원할게' 라고 말해주는 게 좋다"고 했다.


 

 

  피해자에 대한 심리 치료 지원이 처음 도움 된 것은 2005년이다. 이후 2010년 관련 법령이 정비되면서 본격화됐다. 2010년 499건이었던 국가의 심리 치료 지원 건수는 2015년 2만 4768건으로 치솟았다. 이 원장은 "아직도 범죄 피해를 당하고 몇 년이나 지나서 찾아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범죄자들은 교도소에서 국가의 관리를 받는데,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보살피는 시스템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의 진료 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범죄 피해자 상담은 대개 오후 6시 일반 진료를 끝내고 오후 9시까지 한다. 법무부의 지원을 일부 받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이 원장은 "범죄 피해자들이 치료를 받고 스스로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으로 바뀌는 걸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힘들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일이 없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다음글 [시사법률] 2016년 KCVC 4기 대학생 자원봉사자 발대식 
이전글 제9회 범죄피해자 사랑과 희망 나눔의밤 행사. 
  2020.0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